81세 오극렬 김정은 앞서 재롱?… 세계 여성의 날 맞아 가족과 합창
입력 2012-03-09 19:03
고령의 북한 최고위층 인사들이 20대의 새 지도자 앞에서 노래자랑을 하며 ‘재롱’을 떨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는 9일 일제히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국제부녀절(세계 여성의 날) 기념 음악회 ‘여성은 꽃이라네’를 관람한 소식을 전하며 “음악회가 고조를 이루자 관람자들도 무대에 초청됐다”고 보도했다.
이용하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원홍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등은 가족과 같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고 이 매체들은 전했다. 오극렬은 가족이 모두 무대에 올라 중창을 했고, 이용하와 김원홍은 부부 이중창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 고위간부들이 최고 지도자가 참석한 공개행사에서 직접 노래까지 부른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색장면이다. 김 위원장 시절에는 ‘비밀파티’에서나 있었던 일이다.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무대에 오른 간부들의 면면도 시선을 끈다. 1931년생으로 81세인 오극렬은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군 고위직을 역임했던 혁명 2세대에 속하는 원로로, 김 위원장 집권 시에는 군부 최고실세였다. 그런 그가 손자뻘인 김정은 앞에서 온 가족 재롱 잔치를 벌인 셈이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