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총장 “中 탈북자 북송 깊은 우려… 신변안전·인권이 최우선”

입력 2012-03-09 19:0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8일(현지시간) 중국의 탈북자 북송 문제와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반 총장은 뉴욕 유엔본부 인근 식당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 정부와 깊은 우려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관련 당사국들이 상호 간에 합의 가능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고 배석자가 전했다.

반 총장은 또 “탈북자들의 신변에 대한 국제적 기준과 인도적 고려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엔은 관련 당사국들이 요청하는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내 취약계층의 심각한 식량 및 영양 문제에 대한 우려도 재확인했다. 이어 인도적 지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여에 사의를 표명하고 모든 공여국들의 더 많은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 조치에 합의한 데 대해서도 적극적인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를 포함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 대화가 중요한 만큼 양측의 관계개선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오찬이 끝난 뒤 “인도적인 사항에 우려를 공유했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9일 워싱턴DC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만나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의 협조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났던 중국계 미국 방송기자 로라 링은 국제사회에 탈북자 강제 북한 송환을 막아 달라는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북한인권단체 링크가 제작한 영상메시지에서 “북한 억류는 내 생애 가장 끔찍했던 기억”이라며 “북송될 처지에 있는 탈북자 30여명도 북한에 돌아가면 똑같은 공포 속에서 고문을 받거나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링씨는 이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내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듯이 이들이 북한으로 끌려가지 않도록 힘을 합쳐 달라”고 호소했다.

뉴욕=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