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임종석 총선 후보 사퇴… ‘공천 균열’ 어설픈 봉합, 韓대표 리더십 불안은 여전
입력 2012-03-09 18:51
민주통합당이 임종석 사무총장의 총선후보 공천(서울 성동을) 반납을 계기로 작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 총장 거취 문제는 8일 저녁 한명숙 대표와 문재인 상임고문 회동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임 총장이 총선후보와 총장직 사표를 내고, 한 대표가 그중 총장직 사표는 반려하는 모양새가 그것이다.
임 총장 공천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문성근 최고위원이 9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볼 때 한 대표와 ‘혁신과통합’ 측 갈등은 일단 봉합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역시 공천에 불만을 품고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이용득 최고위원(한국노총 위원장 겸임)을 한국노총 창립 66주년 기념식장에서 만나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 대표 리더십과 공천심사위에 대한 불만이 여전하다. 새누리당을 앞질렀던 1월 무렵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 지도부에 대한 성토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을 방문 중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민들이 민주당 공천에 대해 하는 얘기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것”이라며 “국민을 보지 않고 자기를 보거나, 우리를 보거나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라디오에 출연, “(민주당에) 무원칙, 무감동이 심각한 것 같다”며 “한 대표가 민심을 무섭게 보고 지금이라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가이아의 여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임 총장 한 사람의 공천 반납으로 당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임 총장 희생이 총선 분위기 반전의 충분조건이라는 데 동의하는 당내 인사는 거의 없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총장의 공천 반납이 개인의 희생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공천 문제의 원칙을 재정비하고 국민의 시각에서 비장한 각오로 공천을 마무리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신계륜 이화영 이부영 전 의원과 이윤석 의원 등 공천을 받은 비리부정 관련자들은 공천 반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 여론이 되살아나지 않는 한 이들에 대한 공천 재심사와 퇴진 압박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그 과정에서 지도부 균열이 재연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한 대표는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선거대책위 체제를 조기에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주변에서는 대선 예비후보들이 총망라된 야전형 선대위를 하루빨리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수도권 5개 지역 경선 후보 선정 결과를 추가 발표했다. 서울 양천을에서는 시민통합당 출신 이용선 전 공동대표와 김한정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경선을 실시토록 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비리전력 논란에 휩싸인 김낙순 전 의원은 이 지역 경선후보에서 제외됐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