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반달곰 쌍둥이 새끼가 살고 있다… ‘휴먼다큐 그날-지리산 반달곰 추적’

입력 2012-03-09 18:49


휴먼다큐 그날-지리산 반달곰 추적(MBC·10일 오전 8시50분)

18번은 새끼를 4마리나 낳은 기특한 녀석이고, 14번은 한봉 농가를 습격해 수억원의 피해를 남긴 말썽꾸러기다. 지리산에 살고 있는 반달곰은 이렇게 번호로 불린다.

국립공원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멸종 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 개체군 증식을 위해 2004년 첫 방사를 했다. 현재 지리산에 사는 반달곰은 27마리. 이 가운데 8마리는 야생에서 태어났다. 센터는 반달곰 관리 및 보호를 위해 고유번호를 주고 한쪽 귀에 위치를 알리는 발신기를 달아 놓았다. 발신기 수명은 1년으로 반달곰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교체 작업을 한다.

지난달 21일 센터 연구원들은 발신기 교체를 위해 18번을 추적했다. 18번은 얼마 전 낳은 쌍둥이 새끼와 같이 있었다. 아기 곰은 털은 매끈, 눈은 똘망똘망하다. 꼭 곰 인형 같이 귀엽게 생긴 아기 곰이 무사히 자라 어른 곰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저기 있는 불법 올무들이 생명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덫에 걸려 죽거나 다친 반달곰은 지리산에 방사된 총 38마리 중 14마리나 된다.

야생 곰은 온종일 먹고 싸며 숲을 돌아다닌다. 그래서 이들 반달곰은 숲의 생명력 고양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기도 하다. 곰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종자는 발아율이 일반 종자를 심었을 때보다 세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반달곰의 동면기 발신기 교체 작업에 동행해 반달곰을 카메라에 담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