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화려한 5골 기록을 남기고… 약체 아포엘, 8강 감동을 남기다

입력 2012-03-08 20:46

“메시는 믿기 힘들다. 나에게 있어 그는 역대 최고다.”

리오넬 메시(25·FC바르셀로나)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경기 역대 최다인 5골을 몰아넣자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금세기 최고 선수로 거론되고 있는 루니조차 메시의 플레이에 경탄을 금치 못한 것이다. ‘마라도나의 재림’으로 불리는 메시가 이제 마라도나를 넘어섰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다.

8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은 메시가 왜 메시인지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메시는 독일 분데스리가 강호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혼자 5골을 터뜨리는 ‘원맨쇼’를 선보이며 팀의 7대 1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5일 원정 1차전에서도 메시의 1골 1도움으로 3대 1로 승리했던 바르셀로나는 16강 1·2차전 합계 10-2로 레버쿠젠을 가볍게 누르고 8강에 안착했다.

메시가 이날 기록한 5골은 챔피언스리그 본선 한 경기 개인 최다골이다. 챔피언스리그가 현재 형태를 갖춘 1992년 이후 한 경기에서 5골을 넣은 선수는 메시가 처음이다. 전신인 유러피언컵 시절을 통틀어서도 1979∼1980 시즌 쇠얀 레비(덴마크·당시 아약스) 이후 32년 만에 처음 나온 대기록이다.

메시는 또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7경기에서 12골을 기록,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은 12골로 지난 시즌 득점왕인 메시와 2002∼2003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 작성한 뤼트 판니스텔루이(네덜란드·말라가)가 함께 가지고 있다.

메시는 챔피언스 득점랭킹에서도 2위 마리오 고메스(6골·바이에른 뮌헨)와의 격차를 6골로 벌리며 1위를 질주해 사상 첫 4회 연속 득점왕 등극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메시는 앞으로 세 골을 더 보태면 유러피언컵 시절을 통틀어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인 14골(1962∼1963 시즌 호세 알타피니)을 뛰어넘는다.

팀 동료인 파브레가스는 “메시는 축구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며 아직 나는 메시 같은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고, 독일의 축구영웅 프란츠 베켄바우어는 “디에고 마라도나와 보비 찰턴을 섞어 놓은 듯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아포엘(키프로스)은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의 강호 올랭피크 리옹을 물리치고 처음으로 8강 진출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1차전에서 0대 1로 패했던 아포엘은 이날 키프로스 니코시아에서 열린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9분 만두카의 선제 결승골을 지켜 리옹을 1대 0으로 제압했다. 1,2차전 합계 1-1이 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결국 골키퍼 디오니시스 키오티스의 선방에 힘입은 아포엘이 4-3으로 승리해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