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들 “방범순찰 나갑니다”… 부산 강서경찰서 ‘어울림 순찰대’에 20명 참가
입력 2012-03-08 21:03
“언어와 외모가 다른 외국인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치안을 지키는 데 함께 참여할 수 있어 기뻐요.”
파키스탄 출신 나임(33·회사원)씨는 7일 오후 부산 강서경찰서 3층 직무교육장에서 열린 ‘어울림 순찰대’ 발대식에 참석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어울림 순찰대는 인도네시아 10명, 베트남 5명, 파키스탄 5명 등 외국인 근로자 20명과 지역 자율방범대 주민 10명, 경찰 외사계 직원 10명 등 40명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4명 1개조로 순찰조를 편성해 수요일 오후 8시30분∼9시30분 등 매주 1회 이상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방범·치안활동을 하게 된다.
부산 강서구 일대에는 현재 녹산공단을 중심으로 400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살고 있다. 특히 송정·방근마을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중국인 등 150여명의 다양한 국적 근로자가 모여 있다. 따라서 이들과 지역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각종 범죄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자율방범대 외국인 대표인 이스칸다르(37·인도네시아)씨는 “어울림 순찰대 활동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한국생활에 정착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싱(33·회사원)씨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죄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 이번에 참여하게 됐다”며 “방범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영일 강서경찰서장은 “순찰을 통해 범죄 예방를 예방하고 지역주민들과 협력치안체제를 구축한다는 취지로 외국인 근로자, 주민, 경찰 등으로 어울림 순찰대를 발족했다”면서 “더불어 사는 다문화 사회 정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외국인 범죄 예방을 위해 2009년 국제범죄수사대를 설치 운영 중이다. 최근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의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발생은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