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드음대 송도유치 무산… 달랑 공문 한번 보내 의사 타진후 팔짱
입력 2012-03-08 20:40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미국의 세계적 명문 줄리아드음대를 송도국제도시에 ‘졸속’으로 유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8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송도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글로벌캠퍼스에 벨기에의 겐트대 등 5개의 외국대학 분교를 입주시킬 예정이었다. 이들 인문계 외국대학과 함께 미국 줄리아드음대 한국분교를 유치해 글로벌캠퍼스를 이름에 걸맞게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송도에 2015년 들어설 예정인 아트센터 단지 내 박물관 터를 줄리아드음대에 부지로 제공한다는 계획이 전부였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단 한 차례 공문을 통해 줄리아드음대 측의 의사를 타진했을 뿐 투자 및 대학유치를 위한 아무런 절차도 추진하지 못했다.
문제는 줄리아드음대 측이 인천경제청에 학교 건물을 지어주고 매년 100억원의 운영비를 요구하면서 사업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체코 브루노국립음대는 지난해 6월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한국분교를 설립하고 싶다는 의향서를 인천경제청에 보내 왔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지난 12월에야 “현재 줄리아드음대와 협의 중이어서 음대 추가 유치는 줄리아드음대 유치 프로젝트가 완료돼야 가능하다”는 요지의 공문을 브루노국립음대에 발송했다.
브루노국립음대는 한국분교 설립을 위한 전체 투자비 150억∼200억원의 50% 이상을 모교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2015년 인천아트센터 준공 전까지 송도국제도시 내 건물(1650㎡)을 임대해 문을 열겠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공개했다.
인천경제청은 비난 여론이 일자 “브루노국립음대에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타당성과 진정성 검증을 하겠다”고 최근에야 입장을 바꿨다.
인천=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