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오징어? 이제 대게가 정답

입력 2012-03-08 20:41


오징어잡이 일색이었던 울릉도 어업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최근 울릉도와 독도 근해에서 대게잡이 시험조업 결과, 기대 이상의 어획고를 올려 대게잡이가 새 소득원으로 주목받게 됐기 때문이다.

울릉군은 최근 고전하고 있는 오징어잡이의 대체어업으로 대게잡이를 선택했다고 8일 밝혔다.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효자’ 오징어 어획량이 2007년 5900t을 정점으로 2010년에는 2900t까지 떨어진 게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오징어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조업 기간이 5개월 남짓한 탓에 대체어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반면 울릉도와 독도 주변연안에는 대게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대게 주산지로 유명한 경북 영덕과 울진지역 어민들도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대게를 잡아 갔을 정도다. 하지만 울릉도 어민들은 자망이나 통발을 이용해 더러 대게를 잡아왔지만 유통의 한계 때문에 본격화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지난달 초부터 박종현(41)씨 등 지역 어업인 4명을 선정해 소형어선 한 척당 500여만원의 어구 구입비를 지원하는 등 대게잡이 시험조업을 장려하고 나섰다. 울릉군의 지원을 받은 어민들의 본격적인 대게잡이는 울릉도 개척 1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박씨는 겨울철 오징어 조업이 끝난 지난달 초순부터 지금까지 1개월여 동안 대게잡이에 나서 1200㎏ 가량을 잡아 15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박씨는 대게 조업 시기가 끝나는 5월말까지 약 1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어민들도 박씨만큼의 실적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

울릉군 해양수산과 박수동(42)씨는 “울릉도에서 처음 시도한 대게잡이였지만 어획량이 좋아 내년부터는 조업을 시작하는 어민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울릉도·독도 연근해 해역에서 대게 대량 어획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면서 “대게잡이가 어민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관광객들의 봄철 먹을거리 제공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릉=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