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美 대학·고교·유치원, 돈많은 외국학생 유치 안간힘

입력 2012-03-08 20:36

미국 내 대학뿐 아니라 고등학교는 물론 심지어 유치원까지 정부지원금이 줄어들자 부유한 외국학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사우스다코다주 초원마을 레빌로의 그랜트듀얼 고등학교의 경우 올해 등록학생 가운데 11%가량인 20명이 중국, 독일, 태국 등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다. 학생들의 등록이 저조할 경우 주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자 이 지역 교육청이 학교재정 확충을 위해 연간 3만 달러가량의 수업료를 받기로 하고 유치해온 학생들이다.

이런 현상은 이 지역뿐 아니라 펜실베이니아·뉴욕·아칸소·메인 주 등의 공립학교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 학교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지의 부유층 자제를 겨냥해 활발한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건은 ‘고상한’ 영어실력을 갖춘 모험심이 많은 학생이다. 이들 학생도 미국 대학 입학을 겨냥한 경우가 많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유치한 외국학생은 현재 1135명가량으로 5년 전 309명의 3배가 넘는다.

메인주의 밀린노켓 교육감인 케네스 스미스는 “학교 지원이 저조한 상태인데다 납세자들이 이를 보전해줄 리도 만무하다”면서 “가만히 앉아 살아남기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통신은 그러나 현지 미국 학생들이 느끼는 위화감과 부작용도 만만찮다고 전했다. 일부 미국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외국학생들에게 스포츠 팀이나 우등반의 자리를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문화적 차이에 따른 외국학생들에 대한 ‘왕따 우려’ 등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