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시 前간부 자살사건 2라운드… 보시라이, 웨이보에 ‘수이정콴 변사’ 올린 충칭시 인대 대표 체포

입력 2012-03-08 20:35

‘왕리쥔 사건’이 발생한 충칭시에서 전직 공산당 고위 간부가 최근 의문의 자살을 한 사건을 뒤처리하는 과정에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가 직접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보 서기는 7일 오후 사람을 보내 이 자살 사건을 웨이보에 처음 올린 장밍위 충칭시 인민대표대회(인대) 대표를 체포토록 했다고 반체제 사이트 보쉰(博訊)이 전했다. 장 인대 대표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참석차 베이징 아시아선수촌아파트 1207호에 묵고 있었다.

장 인대 대표는 보 서기 쪽에서 보낸 4명에 의해 자신이 비밀리에 억류된 상태라고 주변인물에게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충칭에서는 지난 3일 충칭시 인대 부주임을 지낸 수이정콴(稅正寬·72)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이 전 부주임은 충칭시에서 농업 분야를 담당하는 고위관리로 지내다 지난 2005년 퇴직했다.

당시 공산당 충칭시위원회 선전부가 운영하는 뉴스포털(cqnews.net)은 수이 부주임이 ‘별세’했다고만 전했을 뿐 ‘자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장 인대 대표는 시나웨이보에 “수이정콴이 지난 3일 정오에 고위관리들이 사는 호화 빌라에서 자살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수이 전 부주임은 충칭시 최대 보안회사를 소유한 웡정제와 절친한 친구였으며 웡정제는 왕 부시장이 설립한 공공기금에 거액을 기부한 뒤 이 기금에서 수천만 위안(수십억원 상당)을 횡령하는 등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충칭시 지역 신문들은 “웡정제가 마피아와 같은 활동에 관련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웡정제는 이러한 비리 문제로 고소되기에 이르렀지만 충칭시 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이는 보 서기나 왕 부시장이 웡정제를 감싸고 돌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보 서기측이 장 인대 대표 체포를 시도했다는 점은 보 서기 및 왕리쥔 부시장이 수이 전 부주임 자살과 깊게 관련됐을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정치적 위기를 맞은 보 서기에게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아직까지는 수이 전 부주임 자살 사건의 내막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그가 보 서기, 왕 부시장, 장 인대 대표, 웡정제 4명 사이의 갈등 와중에 말 못할 사연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