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의 잇단 ‘오명’… 美국무부, 돈세탁 우려 67개 국가에 포함시켜

입력 2012-03-08 20:21

바티칸이 처음으로 돈세탁 우려국가에 포함됐다. 또 국제적 해커집단 어나너머스는 바티칸을 부패집단으로 간주해 웹사이트를 공격하는 등 바티칸이 수난을 겪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012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를 통해 바티칸을 ‘돈세탁 우려국’ 67개국에 포함시켰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국무부 연례 보고서에 바티칸이 돈세탁 우려국으로 등재된 것은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한 관리는 “지난 1년간 바티칸이 시행한 돈세탁방지 프로그램의 효과가 분명치 않아 리스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돈세탁 우려국에는 대한민국을 비롯 북한, 이집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속해있다.

국무부는 전 세계 국가를 돈세탁 주요우려국, 우려국, 감시대상국 3개 범주로 구분하고 있다.

올해 아르헨티나와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쿠라카오, 세인트마틴 등 3개국이 새로이 ‘돈세탁 주요우려국’으로 지정됐다. 돈세탁 주요우려국은 아프가니스탄, 호주, 브라질, 케이먼제도,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 미국, 우루과이, 짐바브웨 등 66개국이다.

한편 어나너머스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부패한 가톨릭 교회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전 세계에 퍼뜨리는 시대착오적인 예배와 교리들에 맞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바티칸 공식 웹사이트(www.vatican.va)뿐 아니라 바티칸 발행 신문을 비롯한 관련 웹사이트들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바티칸 웹사이트는 이날 오후 내내 접속할 수 없었으며, 바티칸 대변인은 해킹 피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어나너머스는 또 가톨릭 교회가 15∼17세기 종교재판 당시 이단자들을 사형시키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또 최근에는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교회가 책임이 있다고 규탄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