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국방비, 사상 첫 유럽 추월… 英 전략문제연구소 2012년 전망

입력 2012-03-08 20:21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올해 아시아의 국방비가 사상 처음으로 유럽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전날 발간한 연례 국방보고서 ‘군사균형’에서 “아시아 지역의 1인당 소비는 유럽 지역보다 현저히 낮지만, 국방분야 지출은 올해 유럽을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8∼2010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회원국 가운데 최소 16개국이 국방비를 줄였다. 반대로 아시아의 지난해 실질 국방비는 3.15% 증가했다.

IISS는 이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 일본, 한국, 호주의 국방비가 아시아 전체 국방비의 80%를 차지하며, 한국과 인도, 일본은 물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공군과 해군력 증강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국방비는 아시아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국방비는 900억 달러로, 2001년에 비해 두 배 반 이상 늘어났다.

연구소는 그 이유로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 각국이 국방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아·태 지역에 대한 군사전략 강화에 따라 중국의 국방비가 급증하고 있음을 꼽았다. 또 이와 더불어 아시아 다른 국가들도 급속한 경제성장과 이 지역의 전략적 불확실성 때문에 점점 더 군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는 2620억 달러로 나토 유럽 회원국의 2700억 달러보다 80억 달러가량 낮았다.

IISS는 아직까지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나타나고 있는 아시아의 국방비 증가가 서방과 아시아의 군사력을 곧바로 뒤바꾸지는 않겠지만 그 격차는 점차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2010년 국방비는 6930억 달러였다.

IISS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국방비는 현재 미국의 8분의 1 수준으로, 미국을 넘어서는 데 최소 15년이 걸릴 것이며, 중국은 이러한 군사력 격차를 메우기 위해 러시아 등 다른 나라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IISS는 “서방의 과제는 긴축의 시대에 수준 높은 군사기술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