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힘’ 유류세 인하 이끌까… 서명 참여 3월 9일 1만명 넘을 듯

입력 2012-03-08 20:30

지난해 정부의 신용카드 소득공제폐지 방침을 저지한 소비자들이 이번에는 유류세 인하에 발 벗고 나섰다. 정부가 논란 많은 세금 문제에 팔짱끼고 있는 와중에 소비자들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이 지난 5일부터 시작한 유류세 인하 100만인 서명운동에 8일 오후 4시 현재 7000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참여했다. 추세대로라면 9일까지 서명인원이 1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서명란에는 서민들의 고달픈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모씨는 “물가 상승만큼 월급은 안 오르는데 기름값은 천정부지. 대중교통이 싼 것도 아니고 국민들 이제 전부 걸어다니란 말인가”라고 적었다. 트럭을 몰고 장사한다는 정모씨는 “2010∼2011년 기름값이 월 20만원 이상 추가로 들어가 장사를 포기했다”고 전했으며, 강모씨는 “차를 샀는데 요즘 주차장에만 세워두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금 문제에 저항하는 소비자 파워는 지난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초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자 소비자들 6만명이 서명을 통해 이에 저항했다. 카드 소득공제가 폐지될 경우 사실상 세금을 더 내게 된다는 점에 봉급생활자들이 발끈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결국 정부는 신용카드 공제혜택 폐지방침을 철회했다. 올 초 여당에서 제기된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 축소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여론이 커지고 있다.

납세자연맹 관계자는 “서민의 생활수준이 악화된 상황에서 실질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세금문제가 대두되면서 소비자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