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아원 아이들 50명 집단탈북

입력 2012-03-08 20:21

북한 양강도 혜산시 소재 고아원에서 50여명의 고아가 집단 탈북했다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8일 언론과의 접촉에서 “지난달 29일쯤 북한 고아원 아이들 50명이 집단 탈북했다”며 “다행히 이들이 붙잡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고아원에서 30여명의 아이들이 탈북한 적이 있다”며 “이 중 20명은 국경에서 잡혀 엄청나게 매를 맞았고 10명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와 함께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가 최소 48명에 달한다”며 “25명은 중국 선양(瀋陽)의 구류소에, 10명은 안산(鞍山) 국경수비대에, 나머지 13명은 바이산(白山) 국경수비대에 억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붙잡힌 탈북자 중 남성 1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산모와 1개월 된 아이는 생명이 위태롭다”고 전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북한정책포럼 조찬 강연에서 “(탈북의) 근본 원인은 북한”이라며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주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박해해 국경을 넘은 사람들로 그 체제, 당국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북한과의 대화채널 구축에 주력해 온 류 장관이 탈북자문제에 대해 이처럼 강경하게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를 놓고 중국 측과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눌런드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과의 정례 대화채널을 통해 고통 받고 있는 탈북자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는 (탈북자와 같은 처지의) 난민과 관련한 국제적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입국 탈북자는 160명으로 지난해 1월(179명)보다 11% 감소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국경 감시를 강화하고 중국의 탈북자 단속이 크게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