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6자’ 대표 인사만 나눠… 임성남 “의견교환 기대”

입력 2012-03-08 20:15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행정대학원인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공동주최하는 한반도 관련 세미나가 7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밀레니엄 플라자 호텔에서 개막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는 남과 북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용호 외무성 부상이 함께 참석했다. 두 사람은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환영만찬에서 만났다. 행사 관계자는 “두 6자회담 수석대표가 서로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분위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상은 이어 8일 오전 열린 1세션 회의에서 기조발제를 했으며, 임 본부장은 토론에 참여했다. 이 부상은 외무성 부상이 아닌 군축평화연구소 자문위원 자격으로, 임 본부장은 옵서버 자격으로 각각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다.

앞서 임 본부장은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 세미나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 부상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 “기회가 된다면 남북 간에도 최근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번 세미나를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장인 밀레니엄 호텔 28층은 취재진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한국 측 참석자들은 “누가 참석했는지, 어떤 내용이 토론됐는지 외부에 말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공개 원칙은 발제자나 토론자들이 솔직한 발언을 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이 부상을 취재하기 위한 한·미·일 등의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으나, 그는 외부 출입을 전혀 하지 않았다.

북한 측에서는 이 부상 외에 베이징 3차 북·미 고위급회담을 했던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참여했다. 한국 측에서는 임 본부장과 조현동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외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기호 한신대 교수 등이 참가했다. 미국 측에서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도널드 그레그,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국대사,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 정책국장 등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의 정부 및 민간 전문가들과 유엔, 유럽연합(EU)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30분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밀레니엄 호텔에 갑자기 나타나 한동안 취재진의 깊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반 총장은 30여분동안 호텔 내에서 열린 평화유지활동(PKO) 특사회의에 참석했던 것이라고 유엔 관계자는 설명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