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원금 野 쏠림 뚜렷… 2011년 상위 20인 중 민주 11명

입력 2012-03-08 22:09


국회의원 298명이 지난해 모금한 후원금액 총액이 310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밝혔다. 2009년 411억원, 2010년의 477억원에 비해 대폭 감소한 액수다. 선관위는 “청목회 사건 수사와 정치 불신 등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후원금 상위 20인 여야 역전=후원금 모집 상위 20위에 든 의원의 정당별 분포는 2010년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후원금 상위 20인에는 민주통합당이 11명, 통합진보당과 자유선진당 각 1명 등 야당 의원이 13명이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은 7명에 그쳤다. 2010년에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이 16명, 민주당이 4명이었다. 이는 야당의 강세가 예상되는 4·11 총선 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후원금 1위는 물론 5∼10위도 야당 의원이 싹쓸이했다. 대권주자 중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1억562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1억5270만원), 손학규 전 대표(1억5150만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1억4929만원) 순이었다. 정몽준 전 대표는 모금액이 1789만원으로 새누리당에서 최하위였다. 후원금 모집한도인 1억5000만원을 넘긴 의원은 58명(새누리당 33명, 민주당 22명, 기타 3명)이었다.

◇기업 및 연관 단체 후원 눈총=상임위 활동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단체나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도 상당수에 달했다.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은 소속 상임위인 정무위 유관업체인 금융투자협회 백명현 상무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풀무원생활건강 이규석 사장은 이 회사 창업자인 민주당 원혜영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대기업 후원도 잇따랐다.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은 효창 태혁준 대표로부터 500만원, 권영세 의원은 대한방직 설범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은 부국증권 장옥수 대표로부터 매달 30만원씩 연간 360만원을 받았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경동나비엔 손연호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고 SK텔레콤 손길승 회장은 여상규 의원과 민주당 강봉규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전달했다. 민주당 송훈석 의원은 거성종합건설 정병태 대표로부터 500만원, 일우종합건설 유일환 대표로부터 400만원을 후원받았다. 새누리당 권영진 의원은 대명건설 권준호씨로부터 500만원을 받았고 조진래 의원은 광림토건 등 2곳으로부터 800만원을 받았다.

◇‘품앗이’ 후원 눈길=새누리당 고승덕 의원은 이두아 의원에게, 이은재 의원은 이범래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김정권 의원은 자신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주호영 의원은 무소속 김성식 의원에게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민주당 김충조 의원은 같은 당 김성곤 의원에게 8차례에 460만원을 후원했다. 김충조 의원은 새누리당 차명진 의원에게도 500만원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