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균열’ 싸고 분주… 문재인 급거 상경 “임종석 사퇴해야” 韓대표에 요구
입력 2012-03-08 22:12
민주통합당 후보로 부산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상임고문이 8일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급거 상경했다.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한 문성근 최고위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동행했다. 민주당에선 이들의 동선(動線)을 놓고 하루 종일 설왕설래했다. 4·11 총선 공천과 관련해 당 지도부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묘한 시점이어서다.
문 고문 상경에 맞춰 통합정당 출범의 한 축이던 ‘혁신과통합’은 상임대표단 긴급회의를 소집해 공천 등과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상임대표인 문 고문, 문 최고위원, 이해찬 전 총리, 이용선 전 당 공동대표,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이 긴급 회동한 것은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한명숙 대표 측과의 갈등 해소 방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 전 총리와 문 최고위원은 최근 며칠 사이 한 대표가 주도하는 공천에 강도 높은 불만을 표시해 왔다. 자파 예비후보들이 제대로 공천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 공동대표조차 서울 양천을에 공천신청을 했으나 아직 공천장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 전 총리는 최근 한 대표에게 “통합의 정신이 공천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이의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탈당까지 검토하게 됐다. 이 전 총리가 탈당을 결행할 경우 민주당의 통합 이미지는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과 살얼음판 싸움을 해야 하는 수도권과 모처럼 야당바람이 부는 부산지역 선거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혁신과통합 상임대표들은 회의에서 “비리 전력자 문제 등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1심 판결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서 논란을 빚은 임종석 사무총장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문재인 고문은 회동을 마친 뒤 한명숙 대표와 별도로 만나 이런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공천갈등의 향배는 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선택에 좌우되게 됐다.
한 대표가 임 총장을 보호하고 나설 경우 혁신과통합 측의 반발 수위가 한층 높아지면서 일부 인사의 탈당 등 최악의 국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임 총장 교체를 선택할 경우 한 대표 책임론 및 비리 관련 공천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따르며 당 역시 극심한 혼란 양상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당무를 거부해 온 이용득 최고위원(한국노총 위원장 겸직)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