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담긴 종교, 내적 성장에 큰 역할… ‘만가지행동’
입력 2012-03-08 19:59
만가지행동 / 김형경 (사람풍경·1만3800원)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결혼을 했다고 해서,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언제?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될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내 마음의 주인이 나지 무슨 소리냐’고? 어린 시절 아픈 기억에, 타인 시선에, 부질없는 욕망에 휘둘려 ‘내 마음 나도 모르는 순간’이 시나브로 스며든 삶이라면, 그저 내가 살아가고픈 형상(페르소나)에 이끌려 가는 생활이라면 마음의 주인이 어찌 자신일 수 있을까.
마음, 즉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내면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여 관점과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 자신의 문제에 대한 통찰도 어렵지만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 거듭나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 정신분석과 관련한 심리치료를 받은 저자는 내면을 통찰함으로써 알아차린 바를 훈련을 통해 몸에 배게 하는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그 방법을 세세히 알려 주고 있다. ‘훈습’이라 부르는 이 과정의 완성은 믿음, 즉 종교가 힘이 됐다고 저자는 털어놓는다. 종교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삶의 지혜가 담겨 있으며, 내적 성장과 자기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소설가답게 여행지에서 얻은 에피소드와 버무려 여느 심리학자들의 책처럼 딱딱하지 않아 읽는 재미도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