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합과 절제 돋보인 국가조찬기도회
입력 2012-03-08 19:58
8일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는 사회의 분열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정의 중심과 기독인들의 자세를 가다듬게 한 절제 있는 행사였다. 국가조찬기도회란 신앙인들이 나라를 위하여 한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는 모임이다. 개인적 간구에 머무르기 쉬운 평소 기도의 범위를 국가공동체로 확대하는 명제 하나 만으로 전 기독인들에게 소망이 된다.
특정한 누구를 위한 기도회도 아니고 정치적 의도를 가진 모임도 아니다. 교계 지도자들이 모여 하나님 앞에 드리는 정통예배에 편향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렇기에 개회기도에서 “이 자리에 모인 국가 지도자들이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서로 이루려하는 통합의 자세와 지혜를 허락해 주십시오”하고 희구한 우제창 의원의 기도는 큰 공감을 받을 수 있었다.
128년 전 부활주일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내려 기독교의 복음을 전한 이래 1907년의 평양대부흥회나 1970년대의 부흥은 세계기독교 역사에서 사회를 바꾼 특별한 운동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전통을 가진 한국교회가 44회째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국가조찬기도회를 갖는 것은 사회적으로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기도회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서로 화합하며 존중하는 사회,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밝힌 것은 국정의 중심을 더 분명하게 한 것인 동시에 국민들에게 화합의 숙제를 제시한 것이라 하겠다.
과거 국가조찬기도회는 간혹 대통령을 특별히 의식한 진행으로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 기도회의 본질적 자세는 어디까지나 ‘하나님 앞에서의 경건함과 국가 앞날에 대한 희망’이다. 이번에 국가조찬기도회 조직위(준비대회장 노승숙 전 국민일보 회장)의 정연한 준비와 진행으로 기도회의 품격을 높인 점을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