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정택 (3) 탤런트 임동진 목사 “자넨 하나님 막내아들이야”

입력 2012-03-08 19:52


나는 음악인이다. SBS(서울방송) 예술단장으로서 지휘자로 또 작곡 및 편곡자로 활동하고 있다. 여덟 살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평생 음악인의 길만 걸어왔다. 그러다보니 건반악기는 물론이고 관악기건 현악기건 타악기건 웬만한 악기는 능란하게 다룰 수 있다. 대학 시절부터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고 인기 가수들의 세션맨(전문연주자)으로서도 오랫동안 일했다. 한때는 밤무대에서 연주를 마치고 나면 극성팬들 때문에 뒷문으로 도망치듯 빠져나왔던 시절도 있다.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순수음악을 전공한 내가 이렇게 대중음악으로 일관하다 보니 간혹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걸어온 길과 지금 걷고 있는 길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내 적성과 재능에 맞는 길이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그 길을 사랑하면서 열심히 걸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길이었다고 믿고 있다.

나는 태생적으로 밝고 매사에 긍정적이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한결같이 나를 재미있다고들 한다. 간혹 ‘우스운 사람’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전혀 괘념치 않는다. 하나님께서 주신 길지 않은 생애, 되도록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게 언제부터인가 내 인생의 지론이 돼 있다. 탤런트 임동진 목사님은 이런 나를 ‘하나님의 막내아들’이라고 하신다.

대신에 나는 열심히, 아니 최선을 다해 살고자 노력한다.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직업적으로는 음악인으로서, 신앙인의 입장에서는 예배자와 전도자, 사역자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끊임없이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살지만 내 나름으로 스스로를 향한 채찍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나는 무대 위에서 악단을 지휘할 때나 악기를 연주할 때 가장 신이 난다. 지휘를 하거나 연주를 하다 보면 어느새 온 몸에 땀이 흥건해지지만 그럴 때 사는 재미를 느낀다.

누구든 마찬가지겠지만 나 또한 과거를 회고하면 진한 감상에 젖어든다. 절로 입가에 웃음이 지어질 때가 있는가 하면 아쉬움이 밀려들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온 모든 과정을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여기며 하나님께 깊이 감사한다.

나는 내 인생을 나름대로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나눈다. 예수님의 출생을 기준으로 BC와 AD가 구분되듯이 내가 예수님을 만난 시점을 기준으로 내 인생이 나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예수님을 만나면서 달라진 인생을 살게 됐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좀 있다가 하기로 하고, 어쨌든 나는 모태신앙으로 세상에 나왔다. 서울 원효로에서 태어나 그 일대에서 죽 성장했다. 어릴 때 효창공원에서 아카시아 꽃을 따 먹고 골목길을 누비며 뛰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4남2녀의 막내로 태어난 덕분에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당시 대부분 가정이 권위주의적이었던데 반해 우리 집은 개방적이며 화목했다.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그런 분위기를 이끄셨다. 아버지는 상당히 진보적이고 세련된 가치관을 가지셨던 분인 것 같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셨다. 어머니는 온전히 6남매에게만 관심을 쏟으셨고, 늘 6남매를 위해 기도하셨다.

그 덕분에 나는 어려서부터 구김살 없이 자랄 수 있었다. 그게 지나쳐 둘도 없는 개구쟁이였다. 지금의 내 성격이 그때서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런 부모님과 가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내 아들(형음)과 딸(형애)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위해 노력한다. “아비들아 저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정리=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