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버랜드 수년내 상장 없다”
입력 2012-03-07 19:18
삼성에버랜드 지분 대량 매각을 앞두고 삼성그룹은 향후 몇 년간 삼성에버랜드 상장 계획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7일 수요 사장단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삼성에버랜드의 상장계획이 없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장기 보유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상호 ‘윈윈’이 될 수 있으나 적어도 상장차익을 기대하고 들어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8∼9일 한국장학재단 보유 삼성에버랜드 주식 4.25% 공개 매각과 삼성카드 보유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앞두고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막내딸인 고 이윤형씨가 보유했던 것으로 삼성그룹이 사회공헌차원에서 옛 교육부에 기부했고 이를 장학재단이 관리해 왔다. 삼성카드는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 지분을 5%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한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따라 지난해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KCC에 매각한 데 이어 다음달 말까지 3.64%를 팔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단기 상장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매각이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25.1% 지분을 갖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37%를 보유하는 등 삼성 오너가와 계열사가 69.04%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주가는 지난해 상장 이슈로 장외시장에서 210만원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182만원까지 떨어졌다.
삼성은 삼성SDS 상장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삼성SDS가 코스닥 상장사인 크레듀를 통해 우회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삼성SDS는 크레듀 지분 40.86%(2011년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한편 생명보험업계 2위인 교보생명은 올해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교보생명이 올해 상장을 포기한 것은 현재 별도 자금 조달이 필요 없는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기업공개를 한 동양생명, 대한생명, 삼성생명의 주가가 당시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 점도 상장 포기 사유로 꼽힌다.
2010년 3월 주당 8200원에 상장한 대한생명은 현재 7000원대 중반, 그해 5월 상장한 삼성생명은 공모가가 11만원대였으나 현재는 9만원대에 턱걸이했다.
이명희 고세욱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