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우파 표심잡기’… “이민쿼터 감축” “이슬람 음식 표시”

입력 2012-03-07 19:06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우파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이민자 유입을 절반 가까이 줄이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현지 채널2 TV에 출연해 현재 연간 18만명인 이민자를 10만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르코지는 “국내에 외국인이 너무 많아 집, 일자리, 학교를 제공하기가 어려워져 통합정책이 점점 더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며 “향후 5년간 여건이 호전된 상태에서 통합정책을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주 노동자 대상 복지혜택을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사르코지는 앞서 지난 3일에도 이민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슬람식으로 도축된 고기, 즉 ‘할랄’ 고기를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이민 관련 언급을 부쩍 늘렸다.

사르코지는 당시 보르도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들에게 “프랑스에 있는 가족과 합류하는 외국인들에게 자동으로 이민을 허가하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누구나 자기가 먹는 음식이 할랄인지 아닌지를 알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고기에 도살 방법을 표시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명절과 마을의 교회, 식습관, 도덕 등은 프랑스 문명의 측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대통령 후보가 이민자와 이슬람교도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오래전부터 선거의 주요한 이슈였다.

사르코지의 이런 행보는 극우 표심을 흡수해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보다 12% 이상 크게 뒤진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