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 선거 개입 의도 비방전 가열… 남남갈등 부추기고 체제 결속 노려
입력 2012-03-07 19:14
북한이 4·11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강도 높은 대남 비방전에 나서고 있다. ‘남남(南南) 갈등’을 부추겨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와 함께 불안한 내부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언론과의 접촉에서 “북한이 양대 선거에 개입해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해 앞으로 대남 비방전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이 문제가 심도 깊게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19대 총선 선거 열기가 고조될수록 북한의 비방전도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철저히 실패했다는 식의 메시지를 내보내 선거 결과를 바꾸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두 발 가진 미친개’라는 제목의 정론 등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인간 오물’ ‘개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이명박’ 등 폭언을 퍼부었다. 6일에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북한 4군단 소속 부대원들이 이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이름이 적힌 표적지에 사격연습을 하는 장면을 조선중앙TV가 방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이 대남 심리전을 강화하고 사이버테러 등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관진 장관은 7일 오전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시찰하고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도발 시 원점과 지원부대까지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며 “적 도발 시 사격량의 10배까지도 대응사격하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를 지킬 수 없다. 국민이 편하려면 군대가 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3월은 천안함 폭침을 응징하는 달”이라며 “군인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적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이다.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북한은 2000년부터 SA-5 지대공 미사일을 2기에서 40여기로 늘리는 등 지대공 미사일 수량을 기종에 따라 최대 20여배까지 증강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유사시 한·미 공군 전투기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평양을 중심으로 지대공미사일을 집중 배치해 놓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