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철학 뭔가” 文때리고 “소통 훌륭” 安띄우고… 관훈토론서 잠재적 대권 경쟁자에 대해 평가

입력 2012-03-07 18:57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을 향해 “이분에 대해 최근에 제가 좀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도대체 정치 철학이 뭐냐”고 물었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다.

◇문재인 때리고, 안철수는 띄우고=박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2명을 품평했다. 점수는 정반대로 나왔다.

먼저 박 위원장은 4·11 총선에 출마해 부산에서 ‘야풍(野風)’을 일으키고 있는 문 고문을 날카롭게 공격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한 가치나 정치철학, 정책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최근에 보면 노 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추진했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제주 해군기지에 반대하고 있는데 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고문이 ‘장물’이라고 잇따라 공격한 정수장학회 문제도 거론하며 “이게 장물이고 또 여러 가지로 법에 어긋난다거나 잘못된 것이 있으면 벌써 오래전에 끝장이 났겠죠”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서울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또 “안 원장을 비판하지 말라는 지시를 (당에) 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지시라고 하면 어폐가 있고 ‘이분이 정치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아닌데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말한 적은 있다”고 소개했다.

◇“공천심사에 친이·친박 없다”=박 위원장은 “심사에서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의 개념은 없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단언했다. 그는 “어떤 부분에서 (친이계가) 많이 탈락했다고 하는데 지금 공천이 다 끝난 게 아니고 일부만 발표된 것이기 때문에 다 발표되면 다른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천에 ‘박심(朴心)’이 반영되느냐고 묻자 “공천위가 자율적으로 공정한 기준에 의해 하는 것을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본인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는 “당 결정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총선 전망과 관련,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면서 “(하지만) 몇 석 정도면 선전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수대연합 문제에는 “합당이나 이런 게 잘되면 좋겠지만 지금은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그러나 야권이 제기한 ‘MB정부 공동책임론’에는 “저를 당 안팎에서 ‘여당 내 야당’이라 불렀고, 특히 야당은 사안만 터지면 ‘박근혜 답하라’고 해왔다”면서 “저에게 공동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야당의 또 다른 말 바꾸기”라고 적극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및 친인척 비리 의혹에 대해 “당연히 성역 없이 수사하고 잘못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