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공천 탈락 민주계와 신당 창당 모색”

입력 2012-03-07 21:43

새누리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첫 탈당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7일 “당이 금주 중 현역의원 컷오프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 내주에 직접 공개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소장에 이어 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허천 의원도 공천 탈락에 반발해 2호, 3호로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부소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 등에서 “최소한 20∼30명의 자료를 갖고 있고 이들이 탈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 메커니즘상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를 수도 없고, 작용을 안 할 수도 없다”면서 “그쪽에서 칼집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칼날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탈당하면 “무소속 연대를 하든, 제3의 정당으로 옮겨가든, 아니면 신당까지 만드는 3갈래 방향을 열어놓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안상수 전 대표와 만나 말씀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이는 안 전 대표가 지난 1일 집단탈당을 통한 무소속 연대 발언을 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친이계 신지호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낙하산 공천한다면 깨끗이 탈당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부소장은 “벌써 이런 일을 예견하고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외연의 폭을 야당과 같이 넓히자는 분도 있다”며 “소위 말하는 민주당의 구민주계”라고 했다. YS(김 전 대통령 영문 약칭)의 상도동계와 DJ(김대중 전 대통령 영문 약칭)의 동교동계 인사들이 헤쳐모일 수도 있다는 취지로 들린다. 이를 위해 김 전 대통령이 “조만간 말씀이 계실 것이고 총선에도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총장은 경남 사천·남해·하동 공천자로 여상규 의원을 확정하자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역은 여 의원의 남해·하동과 이 전 총장의 사천 지역이 통합됐다.

이 전 총장은 18대 총선 공천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친박 학살’을 주도했던 당사자이다. 그는 “사천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하동 출신(여 의원)을 공천했다”고 반발했다. 강원 춘천의 재선 허 의원은 “지역 발전을 위해 3선의 중진의원이 필요하다는 바람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지역도 8일 공천자 발표를 앞두고 집단탈당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컷오프’ 소문이 나돌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우파 분열을 불러올 공천이 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정치는 현실이다. 현장 경험 없는 기준 설정이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서울 중랑갑 공천에서 탈락한 유정현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 대신 자격미달 후보를 공천했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신지호 의원이 자신에게 “무 자르듯이 잘라버린 것”이라 말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27세 여성 신인 손수조 후보 공천에 반발하는 사상 당원협의회는 손 후보 공천 반대 결의문을 냈고 친이계 핵심 안경률 의원 지지 당원 300여명은 상경 시위에 들어갔다.

한편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컷오프 자료 공개 요구에 대해 “의원들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라며 “한두 사람에 대해 공개하면 전체 공개가 될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