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할머니, 전 재산 3500만원 기부하고…

입력 2012-03-06 19:48

“적은 돈이나마 어린 새싹들에게 밝고 희망찬 미래를 여는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서울 신내요양원 김화식 할머니가 6일 100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면서 전 재산 3500만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자신이 머물던 요양원에 기부했다. 평소 극심한 천식 증세에 시달렸던 김 할머니는 2007년 요양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반 지하방 전세보증금으로 돌려받은 3500만원 중 2500만원을 어린이재단에, 나머지 1000만원은 요양원에 쾌척하겠다고 유언했다.

불편한 몸으로 20여년간 혼자 외롭게 생활한 김 할머니는 당시 자원봉사를 통해 노인을 돌보던 신세계건설 정신홍(32) 대리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게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정씨는 “자식이 없어서인지 평소 어린이들을 유난히 아끼던 김 할머니가 더 이상 정신이 혼미해지기 전에 재산을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유언을 했었다”며 “35억보다 값진 3500만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한국 전쟁 당시 남편과 함께 북에서 내려왔다가 수십년전 사별한 뒤 혼자 살아왔다. 김 할머니는 7일 충북 음성 꽃동네 묘지에 안장된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