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0.04% 보유 국민연금 애플 주총서 당당한 의결권… 캘퍼스, 정관변경안 찬성
입력 2012-03-06 19:15
국민연금이 애플 주주총회에서 처음 주주권을 행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민연금은 미국의 최대 연기금인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이 제안한 이사선임 제도개선을 담은 정관변경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6일 “지난달 23일 미국에서 열린 애플 주총에 참여해 이사 선임 정관변경의 건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캘퍼스가 제안한 이 안건은 이사선임 방식을 기존의 최다 득표제에서 과반수 득표제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최다 득표제에서는 어떤 이사가 반대표를 받지 않았다면 보류된 투표수와 관계없이 찬성표를 단 한 표만 얻어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과반수 득표제 도입으로 애플 이사는 절반 이상의 주주로부터 찬성표를 받아야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회사와 이사회 이사들 사이에 이해가 상충하는 내용을 공개하는 ‘이해상충보고서’ 주주제안에는 반대했다. 또 ‘모든 이사의 보상내역 사후 승인’과 ‘정치기부금 내역 및 기부절차 공개’ 주주제안도 반대표를 던졌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애플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근거는 해외 주식의 경우 보유지분이 1%미만이고, 보유 비중이 전체 해외 주식의 0.5% 미만일 경우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현재 애플 주식 0.04% 정도를 보유 중이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해외 주식보유액은 19조7000억원이다.
박현동 기자 hd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