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가 오바마에게 ‘에스더서 성서’ 선물한 이유는 “이란核에 대한 이스라엘 시각 전달”
입력 2012-03-06 19:06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에스더서’가 담긴 히브리어 두루마리 성서 메길라(Megillah)를 선물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에스더서’에는 2500여년 전 이란의 전신인 고대 페르시아 제국에서 유대인 왕비 에스더가 유대인 말살 음모를 꾸민 대신 하만을 사형시키고 대학살을 막은 일화가 기록돼 있다. 이 사건은 유대인 부림절의 기원이 됐으며, 유대인들은 매년 부림절에 회당에 모여 메길라를 낭독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 책을 선물한 것은 부림절(올해는 8일)을 앞두고 이란의 핵 개발 계획에 대한 이스라엘의 시각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때도 지금처럼 (이란은) 우리를 말살시키려 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전날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에서 행한 연설 기조를 반복했다. 그는 “미국은 안보에 관한 한 이스라엘을 언제나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그러나 군사공격을 고려하기에 앞서 더 많은 시간을 외교적 노력에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이란의 핵개발 가능성이 커질 경우 독자적인 군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남겼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시설 공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인터넷판이 6일 총리의 한 측근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톰 도닐런과 야코브 아미드로르 등 양국 외교안보보좌관만 배석한 채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