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 아신대 총장 “사마리아 여인 대하듯이… 北에 떡과 물 건네야”
입력 2012-03-06 18:40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총은 전 인류를 위한 것입니다. 지구상에서 한 영혼도 소외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여기엔 북한의 형제들도 포함됩니다.”
김영욱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총장이 최근 복음주의 교계에 통일신학의 이론적 기반을 제시하고자 ‘복음주의 입장에서 본 북한선교’(아신대 출판부)를 내놓았다. 김 총장은 6일 경기도 양평 아신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록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치킨게임을 선택하고, 남한에 냉소주의가 팽배하지만 한국교회는 남북한 공생의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한국교회는 북한을 돕기 위해선 신약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 법률에 따르면 사마리아 이방여인을 찾아갈 수도, 대화를 나눌 수도 없었습니다. 폐쇄되고 교류조차 없는 사마리아 문화권을 찾아가신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영혼구원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간 높고 강한 문화장벽, 적대감을 파기하셨듯 한국교회도 한 핏줄, 한 형제자매로서 미움과 보복을 부추기는 모든 거짓 교설과 이데올로기를 깨뜨려야 합니다.”
그는 1975년부터 미국에서 한인목회를 하다가 92년 아신대에 부임했으며, 98년 북한연구소를 설치했다. 북한선교는 이민목회 시절부터 북한 왕래가 자유로운 미국 교포들과 함께 추진했다. 이번 책은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관계자와의 교류경험과 대학원 강의교재를 묶은 것이다.
“기존의 통일신학이 어디에서 나온 줄 아십니까. 민중신학에서 나왔어요. 군사정권 때 항거하기 위해 해방신학에서 온 민중신학은 민주화 이후 통일신학으로 이어지는 데 천국관(天國觀)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부 보수교계에서 반공을 앞세워 선교를 막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민족공동체의 나눔과 섬김을 가로막는 게 불화거든요. 모두 복음주의 교회의 통일신학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제는 성경적 입장과 ‘뭇 백성을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영혼구원 입장에서 통일신학부터 제대로 정립해야 합니다.”
그는 “김정은이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한 이상 군부를 장악하고 어느 정도 정치기반이 잡히면 그 경험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과거처럼 기독교를 강하게 탄압하지는 못할 것이기에 한국교회는 인적 채널을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 통일은 하나님만이 아시는 일”이라면서 “예수님이 수가성 여인을 찾아갔듯 한국교회도 영혼 사랑의 심정으로 조건 없이 떡과 물을 건네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평=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