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봄처럼 피어나는 영혼
입력 2012-03-06 18:39
여전히 바람이 찹니다. 하지만 겨울을 견디어 낸 앙상한 나뭇가지를 햇살이 만지자 부끄러운 듯 불그스레한 빛으로 피어납니다. 이제 곧 저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생명의 향연이 넘쳐날 것 같습니다. 눈부신 봄은 이미 나뭇가지에 왔기에 곧 숲은 새 옷으로 단장하고 나올 것 같습니다.
나뭇가지마다 새로운 봄이 걸리면 이 숲의 모습도, 느낌도 달라질 것입니다. 어쩌면 이때가 숲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대로 가득하지만 아직 변하지 않는 겸손한 모습은 무엇이든지 다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숲을 날고 있는 작은 새의 모습도, 이제 나뭇가지에 잎이 나면 가려지는 파란 하늘도 지금은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봄이 찾아오는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것도 가릴 것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무엇이든지 다 받아들이고 품는다면 우리의 영혼도 봄처럼 빛날 것입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봄 햇살이 만지면 빛나는 것처럼 하늘 앞에 가릴 것이 없는 영혼이라면 언제나 새로운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하고 아름답게 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은 이렇게 앙상한 나뭇가지로 가득한 숲에 먼저 봄으로 찾아오나 봅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