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당선 주요국 반응… 美·유럽 ‘떨떠름’ 中·日은 ‘반색’

입력 2012-03-06 18:44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당선되자 주요 나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서방 국가들은 대체로 떨떠름하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과 시리아는 축하하는 분위기였고, 일본은 크게 반색하고 있다.

미국은 당선 축하를 자제한 채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며 짐짓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대선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국제선거 감시단체의 발표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모든 선거부정 보도에 대해 독립적이고 신뢰할 만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러시아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선거 결과가 공인되고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한 뒤 당선자와 협력해 일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유럽 각국은 푸틴의 당선을 인정하면서도 새 대통령이 선거부정 의혹을 해소하고 개혁과 협력을 추진해나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산하 ‘민주제도 및 인권사무소’ 감시단은 “이번 선거는 시작부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서 “여러 조건이 푸틴 총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편향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나중에 푸틴과 통화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선거의 공정성 결여 등의 문제가 해소되기를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엘리제궁이 발표한 서한을 통해 푸틴의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러시아 국민이 원하는 경제적·민주적 현대화 작업을 지속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대(對) 시리아 문제에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춰왔던 중국은 푸틴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협력관계 지속을 주문했다.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은 이날 푸틴 총리에게 축전을 보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 뒤 중국과 러시아간 우호관계 공고화와 전략적 협력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도 푸틴에게 축전을 보내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이날 푸틴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한 뒤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빚어온 쿠릴열도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일본은 영토문제에 강경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달리 푸틴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을 반기고 있다.

이 밖에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리투아니아 등도 푸틴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지속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주문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