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5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 政資法 위반·국회폭력 인물 포함 ‘공천개혁 후퇴’
입력 2012-03-06 21:54
민주통합당은 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5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단수 공천자 13명과 전략공천 후보자 2명, 국민경선 후보 9명(4개 선거구) 등이다.
민주당은 전날 호남지역 공천에서 6명의 현역의원을 탈락시키는 등 인적쇄신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5차 공천결과는 개혁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단수 공천자 가운데 당선가능성이 제법 높은 수도권 9곳 중 6곳에 전·현직 국회의원을 공천했다. 경선지역 4곳 중 3곳에도 전·현직 국회의원이 포함됐다.
단수 공천자 가운데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전직 의원과 ‘국회폭력’의 상징적인 인물이 포함돼 민주당이 도덕성보다는 당선 가능성에 올인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 성북을에 공천 받은 신계륜 전 의원은 2006년 불법정치자금 2억5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었다. 그는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당 사무총장 겸 총선기획단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비리부정 정치인 원천 배제’ 원칙에 걸려 낙천했었다. 현 ‘강철규 공천심사위’는 “18대 총선 때 불이익을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적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지만 군색해 보인다.
경기 하남에 공천 받은 문학진 의원은 2008년 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해머로 회의장 출입문을 부수는 폭력을 일삼아 언론에 부각됐던 사람이다. 징계하라는 비판 여론에 국회가 30일간 회의출석 정지를 결정하는가 하면,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정체성 논란을 겪었던 김진표(수원정) 원내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공천장을 거머쥐면서 마음고생을 끝내게 됐다.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김 원내대표는 대여 협상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적지 않았지만 포용해야 한다는 반론이 막판에 먹혀들었다는 관측이다.
서울 중랑갑에선 서영교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중진 정객인 이상수 전 의원을 눌렀으며 취약지역인 서울 서초갑과 서초을에는 각각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와 임지아 변호사를 전략공천해 눈길을 끌었다. 전남에서 3선을 한 김효석 의원은 이번에 서울 강서을에 똬리를 틀었으나 단수 공천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영진 강봉균 의원 등 호남 공천에서 탈락한 6명 전원은 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한편 민주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야권연대 협상을 8일까지 타결짓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이날 국회에서 대표회담을 끝낸 뒤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공동선언문은 “민생파탄과 부정비리로 점철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 심판, 민주주의 평화회복, 노동존중 복지사회 건설이라는 국민의 여망을 받들기 위해 전국적·포괄적 야권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