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색 정장에 꽃무늬 넥타이’ 화사한 그이… 2012년 봄 남성복 유행경향
입력 2012-03-06 18:23
푸른색 슈트가 없다면 올봄 멋쟁이 소리 듣기는 힘들겠다. 푸른색 바탕에 보일 듯 말 듯한 윈도우페인체크가 있는 슈트 한 벌이면 멋쟁이들이 모이는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도 단연 돋보일 수 있다.
마에스트로의 문경아 디자인실장은 “슈트는 밝은 스카이블루부터 감색까지 다양한 톤의 푸른색이 출시됐으며, 도시적 감각이 물씬한 회색도 올봄 유행색으로 꼽히고 있고, 솔리드(단색)보다는 다양한 체크패턴이 뜨고 있다”고 말했다. 깅엄, 윈도우페인, 글렌 등 다양한 굵기와 간격의 체크무늬가 슈트는 물론 재킷 셔츠 등에서도 보이고 있다.
푸른색이나 체크는 남성들에게 익숙한 색상과 패턴이어서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만하다. 하지만 올봄 중년남성들에게 난제로 다가오는 것은 재킷 디자인. 빨질레리의 오지연 디자인 책임은 “40∼50대 남성들에게 올봄 권하는 슈트는 더블 브레스티드 스타일(재킷의 좌우가 겹쳐지도록 버튼을 두 줄로 단 디자인)로 투 버튼의 싱글 타입보다 한층 클래식하고 우아해 격식을 갖춘 느낌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부터 주목받았던 더블 브레스티드 스타일은 슈트뿐 아니라 단품 재킷이나 베스트, 트렌치코트 등에서도 나타날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루엣은 갈수록 부드러워지는 추세다. 문 실장은 “최근 수년간 장악해왔던 몸에 딱 맞는 슬림핏과 클래식 무드 대신 편안함을 강조한 실루엣과 스포츠 감성이 접목된 디자인이 크게 유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두툼한 어깨 패드를 넣고 허리선을 두루뭉술하게 해 튀어나온 배를 가려주던 ‘아저씨 양복’을 떠올려선 안 된다. 지나치게 달라붙지는 않지만 날씬한 선이 강조되는 것은 여전하다. 특히 20, 30대들을 위한 슈트는 여전히 몸에 딱 맞는 슬림핏(Fit)이다.
로가디스컬렉션 김나라 디자인실장은 “최근에는 어깨 패드나 심지 등 부자재를 최소화해 가볍고 슬림한 실루엣을 강조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인체에 맞춘 패턴이나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편안하면서도 몸매 선을 살려주는 슬림핏이 유행이라고 전했다.
소재는 은은한 광택감이 있는 실크 혼방 소재나 린넨 혼방 소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갤럭시 이현정 디자인실장은 “이것은 품위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소재들로, 특히 이번 시즌 트렌드인 로맨틱 무드를 화사하고 부드럽게 연출할 수 있어 각광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봄 남성복에서 예년과 두드러지게 차이 나는 점은 소품들이 화려하게 전개된다는 것. 캠브리지멤버스 디자인실 최경복 실장은 “남성 소품이라고 하면 넥타이에 그쳤지만 올해는 포켓스퀘어, 스카프, 양말, 코사지 등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1960년대 로맨틱 무드가 시즌 트렌드로 제안되면서 꽃무늬가 수 놓여져 한껏 화려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포켓스퀘어가 다소 낯설더라도 올봄에는 한번 해보자. 밋밋한 슈트에 표정을 줄 수 있다.
정장차림이 필요하지 않거나 즐기지 않는다면 비즈니스 캐주얼로 편하면서도 멋스럽게 연출해보자. 비즈니스캐주얼의 대표 아이템인 재킷은 비즈니스 웨어와 캐주얼 룩으로 활용이 가능한 만능 아이템. 재킷에 타이가 필요 없는 타이 프리 셔츠나 라운드 넥 티셔츠를 입으면 깔끔한 비즈니스 웨어가 된다. 흔희 콤비 재킷에 일반 드레스 셔츠를 입고 넥타이만 매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큰 오산이다. 칼라 자체 길이도 충분히 길어서 타이를 매지 않았을 때도 재킷 안으로 셔츠가 숨어 들어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S자 커브를 그리며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도록 고안된 셔츠가 따로 있다.
색상은 역시 감색이 대세이며, 소재는 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감색 코튼 블레이저에는 면소재지만 데님 느낌을 살린 데님 라이크 치노팬츠나 색감 있는 팬츠도 잘 어울린다. 로가디스컬렉션의 김실장은 “코튼 블레이저에 넥타이를 매면 좀 더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도 알맞은 차림이 된다”면서 이때 넥타이 소재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면이나 린넨 소재 재킷에는 면 소재의 타이를 매치하는 게 더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는 것.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