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도발 주도 김격식… 4군단장에서 좌천된 듯
입력 2012-03-06 21:44
북한 군인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이 적힌 표적지와 표적판을 만들어 사격 연습을 하는 장면을 조선중앙TV가 6일 방영했다. 북한이 우리나라 대통령의 실명 표적지까지 만들어 총을 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남한의 한 군부대가 최근 김정일·김정은 부자 사진에 전투 구호를 붙인 것에 대한 북한 군인들의 격앙된 반응을 전하면서 이를 내보냈다. 방송에서 북한 군인들은 이 대통령 실명이 적힌 표적지에 소총으로 사격을 하고, 이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이름이 적힌 표적판에 각종 흉기를 던졌다. 군인들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도발을 일으킨 4군단 소속이다.
한편 연평도 포격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 4군단장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전날 변인선 4군단 사령관, 양영철 사단장 등이 출연해 우리 군부대가 김정일·김정은 부자 사진에 전투구호를 붙인 것을 비난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변인선은 2003년 상장(중장)으로 진급해 2010년 10월 인민무력부 부부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국가장의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표적인 강경파로 알려진 김격식을 교체한 것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메시지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반면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후계체계 구축과정에서 김격식이 밀려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김격식이 4일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는 직책 없이 단순히 ‘인민군 장령(장성)’ 명의만 나왔다”며 “그의 거취가 분명하게 나와야 교체이유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