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상온] 개구리와 콜라

입력 2012-03-06 18:06

누군들 건강에 신경 쓰지 않으랴만 한국인의 ‘몸보신’은 유별난 데가 있다. 몸에 좋다는 거면 아예 씨를 말릴 기세로 덤벼든다. 남이야 눈살을 찌푸리거나 말거나. 오죽하면 바퀴벌레 박멸을 위한 최상책은 바퀴벌레가 몸, 특히 정력에 좋다더라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라는 우스개가 다 있을까.

반면 몸에 해가 된다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기 일쑤다. 아무리 즐겨먹던 것들이라도. 조류독감이 유행했을 때는 닭집, 오리고기집이 곳곳에서 문을 닫더니 광우병 소동이 일었을 때는 소고기가 ‘찬밥’ 대접을 받았다. 요즘은 ‘흰색의 악마’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소금과 설탕이 몸보신의 최대 적으로 꼽힌다.

각각 보신식품과 기피식품으로 여겨지는 개구리와 콜라가 화제다. 우선 개구리. 충북 청주지역 환경단체들이 5일 경칩을 맞아 프로축구 박지성 선수에게 개구리 보호활동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들에 따르면 박 선수는 어릴 때 보양식으로 개구리즙을 먹었다는데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지자 전국적으로 개구리 수요가 급증, 토종 개구리가 고가로 유통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것. 따라서 박 선수가 개구리 보호에 나서면 ‘개구리=보약’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바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개구리가 보신식품이라는 속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유포돼 있어 동면중이거나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를 불법 남획하는 것은 진작 사회문제화돼왔다. 이를 감안하면 박 선수가 나선다고 새삼 달라질 것은 없을 듯하다. 몸보신을 최우선시하는 사회풍조가 고쳐지지 않는 한.

다음은 콜라. ‘탄산음료의 제왕’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발암성 물질이 다량 포함돼있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소비자단체 공익과학센터에 따르면 두 콜라에서 4-메틸이미다졸(4-MEI)이 검출됐다. 이 물질은 동물실험에서 다량 섭취케 하면 암이 발생했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콜라에 든 4-MEI가 미량이어서 사람에게 독성을 나타내려면 하루에 캔 1000개를 마셔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업계는 동물실험에서는 발암성을 보였지만 인체 발암물질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콜라는 치아에 천적이라는 기존의 통설에 또 하나의 부정적인 요소가 덧붙여진 것만은 틀림없다. 몸보신에 유난히 예민한 한국에서 콜라의 앞날이 주목된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