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힘’…친 이스라엘 유대계 로비단체 ‘AIPAC’ 상하원 의원 몰리고 대통령도 매년 참석
입력 2012-03-05 19:37
국회의사당의 본회의를 제외하고, 미국을 움직이는 상하원 의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행사. 거기에 미국 대통령까지 꼬박꼬박 참석하는 행사.
친(親) 이스라엘 유대계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가 개막된 4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컨벤션센터는 그야말로 ‘유대인의 힘’을 보여주었다. 이날 오전 10시45분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입장하면서 연례총회는 개막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시몬 페레스 대통령 등 대부분의 각료들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행사가 열리는 6일까지 상하원 의원 400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막연설에서 시종 ‘나는 변함없는 이스라엘 편’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란 사태와 관련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나는 시간과 상황이 요구할 때만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지도자들도 조국을 방어해야 한다는 의무를 인식하면서도 전쟁이 초래하는 비용과 결과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 미국 정부의 단호한 대처 방침을 밝히면서도,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공격에는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싸우게 된다면 승리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 저지라는 목표에서 한 치의 이견도 없다”고 말해 군사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5일에는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조 리버먼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이 연설하고, 6일에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이 참석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5일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총회에서 연설한다.
한편 행사장 밖에서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과 친 이스라엘 노선을 반대하는 수백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 차량이 행사장에 도착하고 떠날 때 ‘전쟁 반대’ ‘이란과 평화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