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뉴욕 풍자쇼 소재로 등장

입력 2012-03-05 19:36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풍자 쇼의 소재로 등장했다.

무대는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 주관으로 맨해튼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버라이어티쇼 ‘비밀경찰의 무도회(Secret Policeman’s Ball)’.

김정은 역을 맡은 한국계 미국 배우 렉스 리는 정치풍자 전문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와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썰렁한 문답식 개그가 장기인 ‘가짜 김정은’은 촌극에 자신을 끼워주길 간청하는 등 무대를 장악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연기했다. 지난해 12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후 최고 권력자로 등극한 김정은으로선 권력기반을 조기에 장악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점에 착안한 콩트였다.

이와 함께 미얀마의 ‘찰리 채플린’으로 불리는 희극배우 겸 연출가 마웅 투라 자르가나르도 출연해 눈길을 모았다. 미얀마 군사정부를 비판했다가 장기간 수감생활을 한 그는 이 자리에서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투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해 5000명 가까운 청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또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 멈포드 앤 선즈 등도 출연, 히트곡을 불렀다. 이 행사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1976년 표현의 자유 수호를 기치로 시작했다. 2008년 런던에서 열린 이후 4년 만에 개최됐으며, 미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