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분 하루 1만7000배럴 UAE 유전 개발 닻올렸다… 3개 미개발 유전 본계약 드디어 체결

입력 2012-03-05 19:14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3개 미개발 유전 개발권을 확보했다.

지식경제부는 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UAE 국영석유회사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와 3개 미개발 유전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전에 대한 지분은 아부다비 석유공사가 60%, 국내 컨소시엄(한국석유공사 34%, GS에너지 6%)이 40%를 갖게 된다. 계약을 체결한 광구는 육상 2곳과 해상 1곳이다. 총 개발 비용은 약 50억 달러로, 우리는 20억 달러를 투자해 30년 동안 원유를 생산하게 된다.

지경부는 “이번 유전 개발은 UAE가 1978년 일본과 계약한 이래 30여년 만에 다시 외국에 조광권을 준 것”이라며 “3월부터 사업에 착수해 이르면 2014년부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광구는 시추 탐사 결과 원유 부존량이 5억7000만 배럴로 확인됐으며, 하루 최대 4만3000배럴까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 측 지분 물량은 하루 1만7000배럴로, 그간 해외에서 확보한 물량 가운데 영국 다나(하루 4만8000배럴), 캐나다 하베스트(하루 3만8000배럴)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게다가 3개 유전 가운데 일부 구역에서는 오일을 머금은 퇴적암에서 직접 원유를 생산해내는 ‘셰일오일’ 개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셰일오일은 최근 미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지경부는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자주개발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3.7% 높아진다”며 “비상시에는 100% 국내도입이 가능하도록 규정해 이 경우 자주개발물량은 지난해보다 9.2%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경부는 또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만이 진출해 있는 UAE 유전개발 시장에 우리가 세계에서 5번째로 뛰어들었다”고 의미부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지역에서 제2의 중동 붐을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자원개발 뻥튀기 의혹’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3월 UAE와 10억 배럴 생산 유전에 우선적인 지분 참여권리를 확보했다고 했으나 단순 참여기회를 얻은 것에 불과하고, 미개발 광구 3곳에 대해 최대 100% 지분 확보가 가능한 것처럼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우선 UAE와 미개발 광구 3곳에 대한 본계약 체결로 100% 지분확보 가능성을 거론한 정부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통상 지분참여는 40%가 상한선인데도 정부가 섣부른 발표로 의혹을 자초한 셈이다. 10억 배럴 이상 생산유전 참여 여부는 조만간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2014년 1월쯤부터 석유 메이저들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데, 재계약을 위해선 올해 MOU 체결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분참여는 확실하며 참여 방법과 대상 광구, 시기 등을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