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신성 매킬로이, 황제의 길 활짝 열다… 22세 10개월에 랭킹 1위 등극
입력 2012-03-05 18:44
‘유럽의 신성’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마침내 ‘골프 황제’에 등극했다. 1989년 5월 4일생이니 불과 22세 10개월에 불과한 나이다. 21세 6개월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타이거 우즈(37·미국)와 비슷한 행보다.
매킬로이는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코스(파70·71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 이날 8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타이거 우즈(미국·10언더파 270타)를 2타 차로 따돌렸다.
PGA 투어에서 세 번째로 우승한 매킬로이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밀어내고 생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은 언제나 내 꿈이었다”며 “이렇게 빨리 이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6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며 황제로 등극할 조건을 만들어갔다. 우즈의 역대 최소타 우승기록을 4타 줄인 16언더파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했고, 잭 니클러스와 우즈 처럼 22세 때 메이저 트로피를 안으며 황제 계보를 이을 채비를 갖췄다. ‘우즈의 멘토’였던 마크 오메라(미국)는 당시 매킬로이의 경기를 보고 “볼을 때리는 기술이 19세 시절의 우즈보다 낫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최근 매킬로이에 대해 “스윙은 매우 가벼워 보이지만 사실 엄청난 힘이 실려 있다. 게다가 숏게임 능력과 코스관리 능력도 뛰어나다”며 황제 등극을 예견했다.
1m78, 73㎏으로 골퍼로서는 평범한 체격인 그는 우즈처럼 어릴 때부터 철저한 영재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한국오픈에 출전해 “두 살 때 골프클럽을 처음 잡았고 곧 40야드 정도 볼을 쳐보냈다”고 술회했다. 당시 그는 매일 라운드를 마친 후 1시간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나서야 숙소로 돌아갈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지난 2009년 한국오픈에 처음 출전해 공동 3위를 차지하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지난해는 양용은과 1, 2라운드를 함께 동반 플레이를 하며 2위를 차지했다.
한편 매킬로이에 9타나 뒤져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우즈는 이날 이글 2개, 버디 4개를 쓸어담아 8언더파 62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2009년 BMW 챔피언십 이후 2년여 만에 라운드 최소타를 기록한 그는 이번 주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매킬로이와 신구 황제의 맞대결을 다시 펼친다.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어니 엘스(남아공)는 “옛날의 타이거가 돌아온 것 같았다. 그는 오늘 실수없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