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렬 전도사 "목회자도 경매 알아야"

입력 2012-03-05 18:23


“목회자들에게 경매가 무엇인지, 부동산을 왜 알아야 하는지 알리고 싶습니다. 등기부등본조차 볼 줄 모르는 목회자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난 배중렬(48·명지투자정보연구소 대표·사진) 전도사는 목회자들이 경매에 대해 알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목회자가 자신이 세든 교회나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데도 이에 무지해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목회자들을 위한 경매강의의 길이 열리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경매 컨설턴트이자 전도사인 그는 애초 사범대를 졸업하고 영어강사로 일했다. 그러다 신장 2개가 모두 병들어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고 서원하며 1992년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전도사 10명과 함께 지하 전세방을 빌려 2년간 공동체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경매로 집이 넘어가 전세금도 못받고 쫓겨났다. 배 전도사는 무지함을 반성하고 경매공부를 하기로 결심, 경매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장로인 사장이 자신의 출석 교회에서 무보수 전도사로 일해 줄 것을 제안했다. 5년간 전도사로 섬기며 사장에게서 경매를 배웠다.

“98년부터 본격적으로 경매에 뛰어들었습니다. 신앙인이 경매를 하려니 갈등이 많았습니다. 특히 낙찰은 괜찮은데 명도가 힘들었습니다.”

그는 경매업종에 뛰어들며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절대로 강제집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는 세상 사람들과 다른 크리스천적 방법을 썼다. 명도하는 집에 가면 먼저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그리곤 명도자들을 강압적으로 대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섬기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럴 경우 처음엔 강하게 저항하던 명도자들도 결국 뒤로 물러나준다고 한다.

배 전도사는 경매를 하며 가슴 아팠던 이야기들을 엮어 2009년 ‘100배의 축복’을 출간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cafe.daum.net/ActualAuction), 법학원, 계명대, 서울교대 등에서 강의 사역도 하고 있다. 한성대 평생교육원 교수, 국방부 재테크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이런 사역을 통해 얻은 수입 대부분을 기부한다. 인도 산악족에 학교 건축비를 보냈다. 8년 전부터 섬기고 있는 중국 교회 어린이들에게는 생필품을 보낸다. 목회자와 선교사 아이들이 다니는 대안학교 아이엠국제선교회에도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역에서 노숙인 사역을 하는 민족사랑교회 교육전도사로 섬기며 노숙인 캠프에 목욕비와 식비를 지원한다. 배 전도사는 “기독교적인 아름다운 경매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