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유소년축구대회 우승… 영화 ‘맨발의 꿈’ 주역 동티모르서 한국에 축구 유학왔다

입력 2012-03-05 19:39

“스승의 나라인 한국에서 차근차근 배워서 K리그에서 뛰고 싶습니다. 고국으로 돌아가면 지도자로서 축구 꿈나무를 키워 낼 겁니다.”

이달 초 전북 군산의 군장대학 생활체육과에 입학한 동티모르의 에프렘 마리아누스(18)군과 니디오 리카르도(18)군은 이국 생활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이들은 2004년 일본에서 열린 리베리노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의 주역들이다.

박지성 선수의 열렬한 팬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하루빨리 한국어를 배워 이 대학 축구팀의 전술훈련에도 참여하고, 박지성 선수처럼 한국 프로축구팀 선수가 돼 고국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 기적을 그린 영화 ‘맨발의 꿈’은 2010년 6월 국내에서 개봉돼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당시 이 축구팀의 감독은 축구선수 출신 한국인 김신환(55)씨였다.

군산 인근 장항 출신인 김 감독의 신화를 접한 군장대학 이승우 총장이 발 벗고 나서면서 두 학생의 한국 유학은 이뤄졌다. 이 총장은 “동티모르 한국대사관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유학수속을 마쳤고, 군산지역 건설회사가 두 학생의 학비를 대겠다고 해 이들의 축구유학의 꿈이 실현됐다”고 말했다.

군산=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