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 푸틴의 귀환] 푸틴 집권 3기 어떤 정책 펼까… 주권 민주주의 고수

입력 2012-03-05 18:4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그의 집권 3기 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표가 99.5% 진행된 5일(현지시간) 현재 푸틴은 63.71%의 득표율을 얻었다. 71%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한 지난 2004년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다. 반(反)푸틴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권 2기의 통치 철학을 밀고 나가되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분출된 민주화 요구를 수용하는 차원에서 일부 개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주권 민주주의’=선거 운동 기간에 푸틴이 한 발언이나 현지 언론에 게재한 기고문 등을 미루어 볼 때 푸틴의 3기 정책은 2기 때의 핵심 통치 철학이었던 ‘주권 민주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주권 민주주의는 시민사회의 자율성보다 국가의 관리와 통제를 우위에 두는 권위주의를 뜻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대항해 자국 이익의 관철을 망설이지 않는 강경 노선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국가 주도 경제 정책을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에 기반한 시스템을 만들어 경제 현대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이 푸틴의 구상이다.

외교·안보면에서는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면서 자국 이익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푸틴은 “(러시아는) 누군가의 결정에 의한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의 이익과 목표에 근거해 행동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강하고 제대로 서 있을 때야 우리를 존중하고 우리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미사일 방어나 시리아·이란 등 대외 문제에서도 강경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당선을 확정지은 푸틴 총리가 4일 승리를 선언하며 눈물을 보인 것을 두고 러시아에선 ‘미스터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은 이날 연설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푸틴의 오른쪽 뺨을 타고 내린 눈물은 조명에 선명하게 반짝였다.

하지만 ‘강한 카리스마의 지도자’의 이미지로 각인된 푸틴이 흘린 눈물의 정체에 대해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푸틴이 자신의 선거 캠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선거본부에 들렀을 때 한 남성은 그에게 “그 눈물이 진짜였느냐”고 묻기도 했다. 푸틴은 “그렇다. 그건 진짜였다. 바람에 실려 온 진짜(눈물)였다”고 답했다.

하지만 블로거인 슬라빅 체너는 자신의 트위터에 옛 소련 시대 영화의 제목을 인용,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며 푸틴이 보인 눈물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