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 공천] “친노 패거리가 호남 민주당 학살”… 공천 탈락 의원들 강력 반발
입력 2012-03-05 19:00
민주통합당의 호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천=당선’으로 불리는 전통적 텃밭이어서 타 지역에 비해 반발 강도가 특히 높다.
관료 출신인 강봉균 최인기 신건 조영택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심사위원회가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들을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사람들을 무조건 배제하자는 것이 정체성의 기준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한 공심위를 구성하고 부당한 공천심사를 진행토록 한 한명숙 대표는 결과에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4명은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무소속 출마 등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인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친노 패거리가 호남 민주당을 학살했다”며 “이는 김대중 민주계에 대한 학살”이라고 지도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조영택 의원은 “납득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공천이다. 여성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갑에는 장하진 전 여성부장관과 박혜자 전 호남대 교수가 공천 신청을 했으나 이날 발표 대상에선 제외됐다.
김영진 의원은 언론과의 접촉에서 “너무 충격적이어서 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위 물갈이 공천이 왜 호남출신 의원들에게만 해당되는가. 다른 지역 의원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가라는 불평이 호남지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요즘 당사에 들어오면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부겸 최고위원은 “6명의 중진의원들이 저희들을 대신해서 희생 제물이 된 것 같다”며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 책임을 이분들에게 떠넘긴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