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 푸틴의 귀환] 러 대선 3선 성공했지만 부정선거 ‘얼룩’… 정국 혼란 예고
입력 2012-03-05 19:07
‘현대판 차르(황제)’가 돌아왔다.
러시아 대통령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60) 총리가 60%가 넘는 지지율로 3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야권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대규모 반 푸틴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러시아 정국은 당분간 혼돈에 휩싸일 전망이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99.5%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통합러시아당 후보인 푸틴 총리가 63.71%를 득표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출구조사 결과 푸틴의 득표율이 58.3∼59.3%로 예상됐던 것보다 높은 수치다. 최대 야당인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후보는 17.19%에 머물렀다.
앞서 푸틴 총리는 전날 밤 지지자 약 11만명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이날 투표 종료 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공개적이고 정직한 선거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했던 푸틴은 4년간의 총리직을 거쳐 오는 5월부터 임기 6년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푸틴의 장기집권 저지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열기가 불타올랐으나, 푸틴 이외 대안이 없다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터넷을 중심으로 부정선거를 입증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줄을 잇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만 의심사례가 2700여건이 올라왔다. 러시아 경찰은 푸틴의 당선에 반대하는 시위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