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덕 경북대병원 신장이식센터 교수 “신장이식 선진화 최선… 고위험 수술 생존율 100%”
입력 2012-03-05 17:46
최근 7개의 장기를 이식받아 새 생명을 얻은 7살 은서의 소식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은서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은 마침 김수환 추기경 선종 3주년이 되던 때로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장기기증과 이식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하지만 이식된 7개의 장기 중 4개가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논란 속에 현행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을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일명 ‘은서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장기이식은 어렵고도 험난하다.
◇“이식성공률 높이기 위해 최선”= 경북대학교병원 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지방병원 중 최상위 수준의 신장이식 수술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1981년 1월 23일 당시 지방병원으로는 최초로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신장이식팀을 이끌고 있는 김찬덕 교수(신장내과·사진)는 “의료보험 혜택이 보편화되기 이전인 당시에는 혈액투석비용이 비싸 현실적으로 투석을 계속해서 받는 것이 힘들었다”며 “당시 신장이식 수술의 성공은 절망적인 말기신부전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북대병원은 최근 5년간 대구·경북지역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 병원이다. 특히 다양한 협진 체계를 구축해 신장이식 성공률을 높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경북대병원 이식센터 신장이식팀에는 센터장을 맞고 있는 김용림 교수(신장내과)를 비롯해 허승 이식혈관외과 교수, 김범수 비뇨기과 교수, 원동일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팀을 이루고 있다. 김범수 교수는 신장 공여자의 수술흉터를 줄이고 입원기간을 단축시키는, 복강경을 이용한 공여신장 적출술을 담당한다. 또 원동일 교수는 최신 검사법을 통해 거부반응 발생을 사전에 예측, 고위험환자의 신장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신장이식팀은 신장이식 전후의 철저한 관리와 진단·치료로 이식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경북대병원 신장이식 후 이식신장 1년 생존율은 98.6%로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 통계인 96.5%보다 높다”며 “특히 5년 생존율 91.3%, 10년 생존율 86.8%는 미국의 82.8%(5년), 61.2%(10년)에 비해 매우 우수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고위험 신장이식 계속… 환자들 희망 버리지 말아야”=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뇌사 장기기증자 부족과 지역 병원이라는 한계는 경북대병원 신장이식팀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 교수는 “우수한 이식성공률에도 신장이식 대기환자들은 결국 서울의 더 큰 병원을 찾는다”며 “지역에서 나름 성과를 내고 있지만 당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이러한 바람을 막을 수는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는 “타 병원에서 이식을 받은 환자들에게도 내 환자처럼 최상의 진료와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식 후 환자 관리 측면에서 경북대병원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되고있다”고 힘줘 말했다.
국내에서 뇌사 장기기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생체신장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과 고도감작환자 신장이식 등 고위험환자 대상의 신장이식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경북대병원 신장이식팀도 수년 전부터 교차반응 양성인 환자에 대해 수술 전 혈장교환술과 면역글로블린 투여 등 항체를 제거하는 치료를 통해 수술 전 음성으로 전환한 후 성공적으로 고도감작환자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북대병원 신장이식팀의 고위험환자 이식신장 생존율은 100%로 수술 후 최장 70개월이 지난 환자를 포함해 모든 환자들이 거부반응 없이 생활하고 있다.
“환자를 위한 최상의 진료·치료시스템을 갖추고, 이식환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이식관련 임상연구로 보다 선진화된 이식술을 제공하는 것이 경북대병원 신장이식팀의 목표입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이식 성공률 향상을 위해 거부반응을 조기에 진단하고, 면역억제제 약제 독성을 줄여 이식신장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식 대기 중인 환자들에게 항상 ‘희망’을 버리지 말 것을 강조한다는 김 교수는 “환자들을 위해 다양한 이식 연구를 꾸준히 수행하고,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진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건강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