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순례자] (25) 순례자의 고뇌
입력 2012-03-05 18:42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냐
주님 내 마음 깊은 곳의
죄 때문입니다.
정욕을 버렸노라 생각했으나
여전히 정욕의 지배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벌거벗고 주님을 따르노라
하면서도 실상은 많은 것을
벗어버리지 못했습니다.
마음은 청결하지 못하고
여전히 누추한 것에
오염되어 있습니다.
겉모양은 겸손한 듯하나
속은 교만이 가득합니다.
주님만 바라본다 하면서
틈만 나면 부지런히
세상을 두리번거립니다.
입술은 이타적인 듯하나
마음은 이기적입니다.
입으로는 사랑을 강조하나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합니다(고전 13:1).
입으로는 믿음을 말하나
작은 일에도 염려하고 근심하여
바다물결 같이 흔들립니다.
겉은 경건으로 치장했으나
경건의 능력은 속 빈 강정입니다.
갈 길은 먼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의 참모습을 자각하게 되었으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너의 참모습을 자각하지 못하면
소망이 없다만
참모습을 볼 수 있으니 소망이 있구나.
죄란 악하고 끈질긴 것이란다(롬 3:9-18).
죄를 쉽게 이길 수 있다면
내가 무엇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하였겠느냐.
네 스스로 죄를 벗어버릴 수 있다면
나를 믿을 필요가 있겠느냐(롬 1:17).
죄는 네 스스로 이길 수 없는 것임을
기억하여라.
이미 너의 죄는 내가 십자가에서
속죄하였느니라(요 19:30).
그러나 믿음의 순례 길을 가는 동안
죄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죄와 피 흘리기까지 싸워야 하느니라(히 12:4).
너 혼자 힘으로 능히 싸워
이기지 못하리니 내 안에 거하며
내 말 안에 순종하며 나를 의지하여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그리하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리라.
조금씩 거룩해지리라.
조금씩 나를 닮아가리라.
조금씩 나의 성품에 참예하리라.
그리하여 넉넉히 내 나라에
들어가게 되리라(벧후 1:3∼11).
그림·글=홍혁기 목사 (천안 낮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