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내홍 심화] 이용득 “나눠먹기 계속땐 중대 결심”
입력 2012-03-04 19:02
[이슈분석] 총선 코앞인데 ‘공천’ 파열음으로 분열되는 민주당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되고 있다. 지난 1·15 통합전당대회를 통해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공천 과정을 거치며 급속히 갈라지는 양상이다. 당내에서는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커녕 1당 목표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한국노총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용득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통합당이 창당 초기의 마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한국노총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은 위기에 놓여 있다. 정치개혁과 정당혁신의 창당정신은 훼손됐고 노동·시민사회세력이 함께 한다는 통합정신은 실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중대 결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든 것을 다 포함한다”고 했다. 최고위원직 사퇴와 한국노총의 민주당 탈퇴까지 시사한 것이다. 그는 공천심사에 반발해 지난달 29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한국노총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 자기들끼리 지분나누기에 혈안이 됐다”고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공격했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손학규 전 대표도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3일 청주에서 열린 토크 토론회에서 “민주당은 한풀이 차원에서 정권교체를 하고자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복수(復讐)의 정치를 반대한다는 의미로 민주당 주류를 차지한 친노세력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이인영 최고위원은 친노와 이화여대 인맥만 공천을 받았다고 한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으며 당내 구(舊) 민주계의 반발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럼 불과 출범 두 달도 안돼 난파 위기로 몰리고 있는 ‘한명숙호’(號)의 문제는 무엇일까.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공천전쟁에서 이미 졌다”고 단언했다. 그는 “민주당은 공천이 절반 정도 된 시점에서 개혁 공천의 초반 이미지가 완전히 사장돼 버렸다”고 했다. 한 대표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을 발탁해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하면서부터 현 상황은 예고됐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마치 총선에서 1당이 다 된 것처럼 한 대표 등이 ‘오만’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는 당이 여러 계파와 세력으로 구성된 이상 화학적 결합에 따른 부작용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한 대표 개인의 리더십보다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얘기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