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과일값 너무 올랐어요”… 고유가로 애호박 등 2011년 말보다 2배 이상 폭등
입력 2012-03-05 05:18
서울 신정1동에 사는 주부 이모(43)씨는 요즘 야채나 과일을 쉽게 못 산다. 귤과 딸기 등 과일 몇 팩과 야채 몇 가지만 사도 5만원을 넘고, 생선과 고기 등을 추가로 사면 10만원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이씨는 4일에도 목동아파트 9단지 앞 과일가게서 한참을 망설였다. 하우스 딸기 500g 1팩 가격이 7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하우스에서 막 출시됐을 때만 해도 500g짜리 3팩이 1만원이었는데 배 이상 오른 것이다.
저녁 반찬거리 등을 사기 위해 인근 GS슈퍼마켓에 들렀다. 지난해 말 1000∼1500원 하던 애호박 1개 가격이 3000원으로 배 이상 올랐다. 파프리카 역시 지난해 12월 2개에 3000원 했으나 지금은 배 이상인 6000∼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브로콜리는 지난해 말 3개 가격이 2000원이었는데 지금은 1개 가격이 2480원으로 껑충 뛰었다. 귤 한 박스 가격도 작년 말 8900원에서 지금은 1만6000원으로 배 가까이 올랐다.
이씨는 인근 목동재래시장도 가 봤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오이 3개에 10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2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씨는 “일시적으로 비싼 거라면 지금 안 사먹으면 되지만 계속 비싸면 야채와 과일을 안 먹을 수도 없고 걱정”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과일과 야채 가격이 이처럼 폭등한 것은 고유가로 원가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름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일부 농가는 난방비 부담 때문에 아예 하우스 재배를 포기해 버려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추울수록 기름값이 많이 드는데 지난 겨울은 유독 한파가 심했다.
가격이 비싸기는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에서 청양고추 150g 한 봉지는 지난 1일 현재 41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80원보다 무려 254.2%나 올랐다. 풋고추 150g 1봉지도 1280원에서 3380원으로 164.1% 상승했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이지만 풋고추(59.0%), 오이(39.5%), 딸기(19.7%) 등 하우스재배 작물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