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아트센터, 관객과 교감하는 ‘열린극장’ 변신 중
입력 2012-03-04 17:32
안성기 ‘형’ 안인기 성남문화재단 대표가 주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성남아트센터. 2005년 개관한 이후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 등 극장 알리기에 주력하던 성남아트센터가 관람객들과 교감하는 열린 극장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극장의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부임한 안인기(65·사진)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다.
KBS 코미디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송해 ‘전국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을 편성한 PD 출신인 안 대표는 영화배우 안성기씨의 친형이기도 하다. 안 대표는 올해 성남아트센터가 지향하는 캐치프레이즈로 ‘문턱을 없앤 열린 극장’ ‘마니아를 위한 화제의 무대’ ‘지역 밀착형 브랜드 기획 강화’ ‘장르 다양화를 통한 만족도 극대화’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문화예술이 모세혈관처럼 지역 곳곳에 흘러들어 가게 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시험 삼아 진행한 ‘게릴라 콘서트’가 인기다.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올리는 무대로 지역 복지기관이나 군부대 등에서도 공연 요청이 들어온다고 한다. 문화예술인들의 재능을 기부받아 무료로 선보이는 재능 나눔 이벤트 ‘나눔 모락 기쁨 모락’도 호응이 좋다고 안 대표는 소개했다.
서울 대학로의 인기 작품들을 1만원에 만나는 연극 ‘만원’ 시리즈는 지난해 처음 시작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안 대표가 자신만의 색깔을 넣어 구상하고 있는 코미디 페스티벌인 ‘희곡제’, 분당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여는 ‘파크 콘서트’가 올해 처음 선보인다. 안 대표는 “아무리 좋은 공연이더라도 관람객이 보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고 말했다.
굵직굵직한 무대도 풍성하다. 지휘자이자 첼리스트인 장한나가 진행하는 ‘앱솔루트 클래식’은 첼로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 협연 무대(8월 25일)를 포함해 테마별로 3가지 공연을 이어 간다. 미국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의 리사이틀(3월 12일)과 프랑스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영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공연(6월 10일)도 예정돼 있다.
지역 밀착형 브랜드 공연으로는 작곡가 정재형이 진행하는 소극장 파티 공연 스타일의 ‘수아레 콘서트’, 오페라 해설가 박종호와 함께하는 ‘낭만시대’, 입장료 1000원인 청소년 음악회 ‘스쿨 오브 뮤직’ 등이 마련된다. 시민들에게 쉽고 가깝게 찾아가는 무대로는 금난새의 ‘해설 음악회’와 ‘추억의 포크 콘서트’가 올려진다.
안 대표는 “문화사업이라는 것이 빨리 뭔가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수도권 최고의 공연장으로 발돋움한 성남아트센터의 장점과 다양한 재료들을 잘 다듬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한다는 이유로 다소 근엄하고 비서민적인 이미지로 인식된 성남아트센터가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주목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