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대출 4만여명, 신용등급 하락 위기
입력 2012-03-02 21:51
농협이 2일부터 신경(신용지주·경제지주)분리를 통한 새출발에 나섰지만 이로 인해 농협 대출고객 4만여명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2일 금융당국과 농협에 따르면 과거 농협중앙회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 중 신경분리 후 대출자산이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으로 이동된 고객 약 4만여명은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농협중앙회가 은행과 마찬가지로 제1금융권으로 분류됐지만 농협이 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되면서 변화가 생긴 것이다.
나이스, KCB 등 신용평가사들은 개인 신용등급 평점을 매길 때 통상 보험·카드사 등 제2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에 대해서는 제1 금융권보다 점수를 깎는다. 결국 이 같은 절차대로라면 NH농협생보사·손보사로 대출이 넘어가는 고객들은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피해를 보게 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는 농협의 신경분리 개편 논의가 나올 때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라며 “금융감독원과의 협의를 통해 고객들이 지주사 전환에 따른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신평사들은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 대출은 원칙대로 보험사 대출로 하되 농협 고객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준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3개월까지는 이전처럼 농협중앙회 대출로 해주고 그 이후부터 제2 금융권 대출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신평사들이 제공하는 개인신용정보만 의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신용 평점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농협고객들이 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당장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이 경우 농협 고객들은 기존보다 높은 대출금리를 요구받거나 대출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